요즘 한참 기자실 폐쇄와 관련하여 시끌시끌하다. 정부는 '선진화 방안' 이라고 하고 언론은 '언론 탄압' 이라고 한다.
같은 언론이라도 군소언론 쪽 기자들은 기자실 폐쇄에 어느정도 수긍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이고, 주요 언론사들(조중동은 물론이고 한겨레나 경향신문까지) 쪽 기자들은 크게 반발하여 연일 관련 기사(비판적인)를 쏟아 내고 있다.
정부가 밝힌 취지대로 '취재 지원 선진화 방안'이 마련될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들은 바지만, 기존 기자실 유지가 가져오는 관행의 폐해가 제법 문제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반대하는 기자/언론 측 의견 중에 전혀 건질 것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정보 공개 시스템이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기자들 만큼이나 타성에 젖어서 자기 방어에 급급한 공무원이라는 집단이 저 반대편에 있다고 하면 누구나 수긍할 법한 이야기 이기 때문이다. 정보 공개 시스템에 의존하여 취재하라고 하기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노무현 정부의 문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지 않은 채, 너무 서둘러 정책을 발표하고 시행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정책 결정자의 최측근에 있는 사람들이 신중하지 못하고, 일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움직였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취재 지원 선진화 방안'을 추진한 청와대 참모들을 가리켜 '사슴을 보고 말이라 하는' 모양이라고 했다고 한다. 강재섭 대표, '조철봉'만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고사를 인용할 줄도 아는구나 싶다.
'사슴을 보고 말이라 한다'는 말은 지록위마(指鹿爲馬) 라는 고사성어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 위나라때 조고 라는 위세등등한 승상이 있었는데, 어린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며 '말을 바친다'라고 했고, 황제가 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느냐 라고 하자 간신들은 조고가 무서워 역시 사슴을 가리켜 말 이라고 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어쨌거나 명분 없는 싸움은 이기기 어려운 법이다. 그래서 서로 한치도 물러섬 없이 자신의 말이 옳다며 대치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누가 '사슴'을 '말'이라고 하고 있는지, '취재 지원 선진화 방안'을 '언론 탄압'으로 호도 하는 건지, '언론 탄압'을 '취재 지원 선진화 방안'으로 포장하고 있는 건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할 문제인 것 같다. 어느쪽 명분이 더 뚜렷하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리고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정부(청와대)와 언론의 싸움에서 어떻게든 재미 좀 보려고 기웃거리고 있는 한나라당, 이번 문제와 별 관계 없는 신문법 개정이랑 국정홍보처 폐지를 추진하려고 한다던데..... 이런 때는 어떤 고사성어가 어울릴까... 부화뇌동 (附和雷同) 정도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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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2007/09/19 06:1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위 나라가 아니라 진시황이 세운 진나라 입니다.
지록위마를 겪은 황제는 2제 호해 입니다.
조고는 진시황의 환관이었고 조고와 승상 이사가 결탁해 진시황의 유서를 위조한 바 있습니다.
taskbook 2007/09/19 08:41 편집/삭제 댓글 주소
네...그렇군요. 지록'위'마를 쓰다가 잘못 쓴 모양입니다. ^^ 후에 조고가 이사를 죽이고 승상에 오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