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드라마 주인공은 대부분 부자이거나 사장 혹은 전문직이다.
척, 보기에 2, 30대인 주인공이 무슨무슨 실장이거나 팀장이거나 ... 의사 "선생님" 이거나
검사 "영감" 이다. 그게 폼난다, 라고 생각하는 걸거다.
그런 "폼나는" 직업으로 설정되지 않은 보통의 회사원 주인공도, 분명 회사원은 회사원인데
내가 아는 부류의 사람은 아니다.
야근도 하지 않고, 지루한 회의도 없고, 정신나가보이는 상사도 없이, 햇빛 환한 대낮에도 말도 없이 회사 밖을 어슬렁 거리고, 1시간도 채 앉아있기 힘들어 보이는 치렁치렁하거나 타이트한 옷을 입고 회사에 출근한다.
극 자체의 현실성이나 개연성은 차치하고라도, 이런 디테일이 신경쓰여서 드라마 못보겠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 어쨌거나 ...
저녁 나절에 SBS에서 새로 시작한 <달콤한 나의 도시>를 보았다.
정이현의 원작 소설의 힘인지, 연출의 힘인지는 모르겠으나 빠른 진행과 신선한 대사도 나름 인상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오은수의 회사 <커뮤니케이션 프렌즈>에 대한 묘사, 이사가 늘상 입가에 하얀 침을 묻히고 있는 장면이라든가 직책에 따른 의자의 차이에 대한 묘사(평직원용 의자가 주저앉아서 옆자리 의자와 슬쩍 바꿔 놓는 그 장면!)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내가 직접 겪었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동감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1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시점이기도 하고 (1회는 원래 어느 드라마나 공들여 만드니까) 삼각 사각 연애 관계로 얽혀버릴 듯한 위험한 모습을 담고 있긴 하지만, 부디 1회의 신선함을 끝까지 간직해서 이미 3년이나 지나버린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로 오랜만에, 상처받고 핍박받는 이 땅의 젊은 미혼 남녀 '직딩'들이 제대로 감정이입하고 볼 수 있는 재밌고 멋진 드라마가 되길 기대해 본다.
(드라마를 보다보니 원작 소설이 궁금해졌는데.... 원작 소설을 미리 보는 게 좋을까, 혹은 스포일러가 되니까 나중에 보는 게 좋을까.)

여자들은 이선균, 지현우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네.... 난 개인적으론 최강희보다는 (물론 최강희도 좋지만^^) 문정희 같은 스타일이 좋다. 맏언니 같고 침착해보이고 .... 후후
특수분장 (하얀침!)도 마다하지 않고 열연하는 이한위 도 좋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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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t 2008/06/07 08:18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흐흐. 원작은 일종의 칙릿소설이라구요. 현실감을 갖기엔 전 짜증나던데요.
티북 2008/06/07 15:07 편집/삭제 댓글 주소
응...드라마에서도 불안 요소이긴 한데... <내이름은 김삼순>도 원작은 귀여니와 같은 부류로도 취급받던 인터넷 소설이었다는 점....^^ 그래서 기대한다기 보단 관심 갖고 지켜보겠다는 거지.
수면부족 2008/06/07 22:56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직급별 의자 묘사라니. 탁월했음. ㅎㅎ 원작은 뒷부분이 좀 당황스럽긴 한데,,,드라마에선 어떻게 끌고 나갈지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키스신 너무 많어! 흑흑흑 ㅠㅠ
티북 2008/06/08 02:23 편집/삭제 댓글 주소
그거 원작에도 있는 것임?
수면부족 2008/06/09 17:33 편집/삭제 댓글 주소
읽은지 오래 돼서 기억이 안 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