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ter the thrill is gone
 케냐 나이로비의 한 호텔 싱글룸에서 외로이 보낸 아프리카의 마지막 밤
계산을 한번 해 보았다. 1년하고도 2개월이면 몇 시간 쯤 될까. 대략 10,000 시간 정도가 나왔다.
만 시간 정도를, 집을 떠나 돌아다녔구나. 아 정말 오래 떠나 있었구나. 하는 실감이 새삼, 들었다.
오래 떠나 있었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이제 집에 돌아갈 날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그저 오래
떠나 있었다는 느낌 뿐, 집으로 돌아간다는 현실감은 좀체 들지 않았다. 오늘 여기 머무르면 내일은
또 다른 곳으로 떠나는 삶이 자연스러운 것이지, 어딘가 한군데 머무르는 것이, 온당하지 않은 일처럼
느껴졌다.
물론, 아마도 집으로 돌아가 그대로인 내 방에, 그대로인 내 침대에 누워 있다보면 또 금새,
한군데 머무르는 채로의 인생이 너무 쉽게 자연스러워지겠지만, 그러나 아직은
인천공항에 발을 딛고, 공항버스를 잡아타고, 어지러이 잔영이 흩어지는 한강의 야경을 보며 집으로
가는 그 순간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한 순간이라도 더, 떠내는 채로의 삶이 더 자연스로운
지금의 이 상태를 온 마음을 다해,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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