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2
2007/11/23  色, 戒 (6)
2007/07/13  저도 전원책씨 주장에 찬성하는건 아니지만... (1)
2007/11/23 01:17 2007/11/23 01:17
色, 戒





1. 지난 주에 영화 <색, 계> 본 이야기...

2. 일단 영화를 본 직후의 느낌은, 영화가 길구나 하는 것이었다. 런닝타임 2시간 37분.

런닝타임이 길어서 였는지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좀 막막하다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영화평에서는(주로 여인네들) 꽤 자주 "먹먹하다"라는 표현을 볼 수가 있었다.

2. 영화 제목이 뜻하는 바를 사실 잘 모른 채로 영화를 보았는데, 나중에 그 의미가 궁금해져서 찾아보았다.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쪽은 한자보다는 영어쪽이었다. (영어 제목은 lust & caution)


lust : 정욕, 육욕, 색욕 이란 뜻과 함께 (사실 이게 더 앞쪽의 의미인데) 강한 욕망, 갈망 이라는 뜻이 있다.

caution : 경계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제목의 의미를 풀어놓고 보니 뭔가 막막했던 느낌이 조금 풀어지는 것 같았다.

욕망과 경계라는 것은 이성의 영역에 속한다기 보다는 원초적 영역에 속하는 감정이다.
영화는 표면적으로 일제 치하의 중국을 배경으로 하여 압제와 저항이라는 정치적 문제로 포장되었지만 그것은 단지 어떤 가정이나 전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이안 감독은 아마도 그 포장안에 숨겨진, 인간이 내밀하고 원초적인 감정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흔들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3. 겉으로 쉽게 드러나는 욕망과 경계의 감정은 양조위가 연기한 정보부 대장의 것이다.
그러나 경계와 욕망의 사이에서 흔들렸던 것은 정보부 대장만이 아니었다. 탕웨이가 연기한 왕치아즈 역시 처단해야할 대상으로서 경계의 대상이 점차로 욕망의 대상이 되어 간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의 흔들림을 경험하고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경계의 감정이 욕망(이라기 보다 강한 갈망)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되는 감정의 흔들림이 결국 두 사람의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다는 패러독스적인 상황이야 말로 이안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었을까.

4. 간단히 말하면.... 운명의 사랑이나, 그것은 이루어지지 못할 운명이구나.... 정도 되겠구나.
"인생이란 참 슬픈 것이지요..." 하고 이안 감독이 한마디 하는 것 같다.

5. 이런 관점에서 <색, 계>는 <브로크백 마운틴>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군,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6. 어쨌거나 영화 자체보다 더 화제가 되고 있는 정사신.

개인적으론 고맙게 잘 보았지만 (^^) 네러티브에 잘 녹아들었느니, 시적인 정사신이었느니 하는 평들이 많은데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는) 그런 평들은 일종의 선입견이 작용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안 감독이 만들었고, 예술영화이고, 양조위가 나오는 정사신인데 이런 것이 훌륭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하고 말이지.

내가 본 <색, 계>의 정사신은 강한 욕망의 표현으로써 꼭 필요한 부분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평범한' 것이었다. '특별한' 것이었다면 양조위의 '그것'이 보이는 장면이 진짜 있네, 하는 정도 였을까. 그 정도의 정사신을 가지고 있는 '예술영화'들은 아주 아주 많다는게 내 생각이다.

7. 아래의 포스터에서도 보이고 영화 초반의 타이틀 나올때도 영화 제목이 <계, 색> 으로 나오는데 왜 제목이 <색, 계>가 된건지 모르겠다. 단순히 원래 <색, 계>가 맞는데 한자 표기라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적은 건가. 근데 사실 <계, 색> 쪽이 경계 에서 욕망으로 넘어가는 감정의 변화를 더 분명히 의미하지 않겠나. '발음상'은 좋지 않겠지만...^^

8. 참....정사신에 탕웨이 겨털 나왔다고 난리던데......난 못봤는데....아마 그걸 발견한 사람들은 나하고 보는 부위가 달랐나보다. 큭큭

9. 마지막으로 포스터.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이 국내용 포스터, 오른쪽이 어딘진 모르겠지만 해외용 포스터. 개인적으론 녹색의 관능적인 차이나 드레스라든가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관조하고 있는 양조위가 나온 해외용 포스터 쪽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해외용 포스터를 보면서 생각나는 영화 혹시 없는지. 포스터를 보다가 생각났는데 포스터부터 내용까지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는 영화가 한편 생각이 났습니다. 무슨 영화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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