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수많은 봉우리들 중에 비봉이란 봉우리가 있다.
국보 3호이자 6세기 진흥왕 시절의 신라가 한강 유역에 진출한 것을 기념하여 세운
'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져 있던 봉우리 이다.
현재 진짜 '진흥왕 순수비'는 국립 중앙 박물관에 전시 중이지만, 비봉 정상에는 그 것을 재현한
비석이 세워져 있어, 끝내 한강 유역에 진출하여 한반도의 패자를 꿈꾸었던 신라인들의 희망어린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볼 수 있다.
......가 아니고, 사실은 그 비석을 보면서는, 저 아래에서 이 비봉 꼭대기를 가리키며, "야 저기 어디 즈음에
폼나는 비석 하나 세워봐라" 하는 철없는 왕의 한마디에 몇백 kg 은 나감직한 큰 돌덩이를 들고 끌고
죽을 힘을 다해 벼랑같은 비봉 꼭대기 까지 비석을 날랐을 불쌍한 신라인들이 생각났다.
어쨌거나, 한강 조망은 끝내준다. 날씨가 맑았다면 더욱 훌륭했겠지만.
흐릿한 대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동쪽으로는 구리 너머 양수리 까지, 서쪽으로는 성산대교 너머 김포까지
서울을 감싸 안으며 흐르는 한강과 인근 지역의 모습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위치였다.
아마 내가 왕이었어도 이 즈음에 비석 하나는 세우고 싶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맨몸으로 올라가려고 해도 낑낑 거릴 저 바위산을... -_-
http://blog.paran.com/chsoo4130/31652642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아서 남의 사진을 가져다 썼습니다.)
비봉은 광화문 문화관광부 건물 앞에서 버스를 타고 20분이면 등산로 입구에 이를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코스가 아니라서 호젓한, 등산로를 따라 1시간 쯤 올라가면 쉽게 정상 부근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정상에 오르기 위해 돌산을 5미터쯤 기어올라가야 한다. 굴러떨어져도 죽지는 않겠지만 뼈는 부러질만한 경사.
비오는 날이나 미끄러운 신발 신고만 오르지 않으면 오르는 게 어렵지는 않다.
그나저나, 비봉 정상에는 이상하게 파리가 많았다.
벼랑에서 떨어진 채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시체라도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마 지금쯤 가면 많이 부패되었을 테니 파리가 많이 줄었을 거다.)

"저쪽 끝에서 이쪽 끝까지 다 내땅이다 ㅋㅋ" 라고 말하는 듯한 진흥왕의 자랑질이 귀에 들리는 듯 하다. 혹은 그냥 내 머리속에서만 울리는 유치한 내 정신상태의 반영이거나.
http://blog.naver.com/yong3923200?Redirect=Log&logNo=1004288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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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i 2009/05/13 23:12 편집/삭제 댓글 작성 댓글 주소
ㅋㅋㅋ 나 비봉에 운동화 신고 갔다가 아저씨들한테 혼났. -_- 힘들었엉
티북 2009/05/14 01:19 편집/삭제 댓글 주소
후훗 난 비봉을 시작으로 북한산성을 돌았는데